아이들 두뇌 발달에 좋다고 해서 구입하기는 했는데, 어쩌다 보니 자리만 차지하는 ‘짐’이 되어버린 블록. 아기가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아서 그렇다지만, 사실은 엄마 자신이 블록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블록으로 멋진 성을 지을 수 있는 아기는 없다. 블록과 친해지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보다 복잡한 조작활동도 가능해지는 법. 어떻게 놀아줘야 아기가 블록과 친해질 수 있을지 알아보자.
블록은 아이들의 놀잇감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가장 널리 사랑을 받아온 놀잇감이다. 우리나라에도 아기 키우는 가정이라면 블록 없는 집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 두뇌 발달에 좋고 창의성이 길러지는 등 블록을 가지고 놀면 교육적 효과가 매우 높다는 소문 탓인지, 아기가 태어나면 너도나도 블록 놀잇감을 구비하거나 선물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런데 블록은 놀잇감 가운데 활용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아기는 처음 몇 번은 잘 가지고 놀지만 금세 흥미를 잃어버리는데, 엄마 역시 블록 놀이가 즐겁지 않다. 엄마 자신이 블록으로 놀아본 경험이 없는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블록에 대해 너무 아는 바가 없는 까닭일 수도 있다. 블록은 어떤 놀잇감이며 어떻게 놀 수 있는지 공부하고 연구하면 블록이라는 지적인 놀잇감의 장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록이 좋은 건 “재미있기 때문이죠” 아이들 놀잇감 중 집집마다 빠지지 않고 한 세트쯤은 가지고 있는 것이 블록이다. 그만큼 시중에 나와 있는 블록의 종류도 다양하다. 나무 블록에서부터 플라스틱 블록, 스펀지 블록, 우레탄 블록, 종이벽돌 블록 등이 있으며, 쓰임새에 따라 블록의 명칭도 달라진다. 쌓기 블록, 끼우기 블록, 변형 블록 등…. 그런가 하면 단풍나무와 자작나무를 일정한 비율에 맞게 직각으로 잘라 만든 유니트 블록, 17세기말부터 사용해 온 알파벳 블록이나 그림 블록, 가마에서 건조시킨 단단한 나무를 이용해 커다란 구조물을 만드는 할로우 블록(속이 빈 블록), 1930년 즈음 덴마크에서 개발되어 블록의 대명사처럼 통용되고 있는 레고 블록 등은 유명세가 있는 블록들. 이외에도 조각나무 블록, 슈퍼 블록, 뻣뻣한 털 블록, 스펀지 블록 등이 있다. 블록의 종류가 이처럼 다양한 까닭은 블록에 대한 관심과 블록이 놀잇감으로서 가진 우수성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블록을 이용한 놀이는 ‘종합 예술’이라고 할 만큼 응용 방법에 따라 놀이 방법이 무궁무진하며, 그만큼 교육적인 효과도 뛰어나다. 먼저 블록은 아이들의 정서나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준다. 블록은 놀이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인데, 이 특징 때문에 아이들은 성취감과 창의성을 기르게 된다. 또한 블록은 협동 놀이가 가능해서 사회적인 교류의 기술도 익히게 된다. 게다가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블록을 가지고 놀면서 손과 눈의 협응력을 길러줄 뿐만 아니라 작은 블록을 가지고 놀면서 손가락의 소근육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또한 무겁고 큰 블록을 이리저리 옮기면서 대근육의 운동 능력도 향상된다. 크고 작은 조각들을 분류하거나, 모양을 만들거나, 높게 쌓거나, 길게 늘어뜨리면서 수학적인 논리력과 과학적인 사고력을 키울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블록 놀이는 읽기와 쓰기 능력도 향상시킨다고 한다. 여러 가지 형태의 블록을 수직, 수평으로 쌓아 가는 과정에서 블록의 형태를 이해하고, 그것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되어 쓰기와 읽기 학습의 기초적인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블록을 만든 후에 자신이 만든 블록이 무엇이고 어떤 모양인지를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 말하기 능력도 기르게 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블록이 좋은 건 블록 놀이가 아이들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어려서부터 블록을 자주 접하고 놀아본 아이들은 블록 놀이를 하는 동안에는 옆에서 불러도 못 알아들을 정도로 심취하곤 한다. 그만큼 블록 놀이가 재미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창조하는 작업에 예술가 못지않은 희열을 느끼고, 이런 즐거움이 아이들의 정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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