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직면해야 하는 발달 과제 중의 하나가 배변 훈련이다. 잘못된 배변 훈련은 성인이 된 후 아기의 성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변 가리는 시기는 아기가 결정한다 배변 훈련이란 흔히 ‘기저귀 떼는 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하기 쉬운데 정확히 말하면 ‘배변 욕구가 생길 때 아기가 스스로 화장실을 가게 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배변훈련을 할 때 주체는 부모가 아닌 아기가 되어야함을 명심해야 한다. 부모는 아기가 배변 가리기를 할 준비가 되었다는 사인을 보낼 때 단지 도와주는 역할을 해줄 뿐이다. 또한 아기는 자신의 배설물을 자신의 몸 속에서 나온 분신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아기의 배설에 대한 부모의 태도는 지극히 호의적이어야 한다. 아기는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분신도 부모에게 사랑 받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아기의 기대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아기는 매우 큰 상처를 받는다. 배변 훈련이 아기의 성격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은 혹시라도 아기가 받게 될지도 모를 상처 때문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게다가 배변 훈련은 엄마가 무조건 서두른다고 해서 빨리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 아기가 대소변을 가리려면 방광과 대장을 조절할 수 있는 생리적인 배설 기능이 성숙되어야만 하는데, 아기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개 배변 훈련은 2세 전후에 시작해서 4세 이전에 완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 4세가 되어도 대소변 가리는 것에 문제가 있다면 신경 계통의 질환이 의심되므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적어도 만 4세 이전이라면 ‘몇 달 빠르고 혹은 늦고’는 발달의 빠르고 늦음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다.
변 보는 쾌감을 빼앗으면 창의성이 떨어진다 배변 훈련을 시작하는 아기는 부모로부터 배설물을 보유하거나 배설하는데서 오는 쾌감을 연기하도록 요구받고 통제 받는다. 이 때문에 배변 훈련 시기에 부모는 더 이상 아기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선하고 헌신적인 사람이 아니다. 아기에게 이제 엄마는 자신의 욕구를 좌절시키고 벌을 가하는 사람이 된다. 따라서 아기는 이 과정을 통해 본능적인 배설 욕구와 부모의 통제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되고 이 갈등의 결과는 성격의 형성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다. 특히 부모가 배변 훈련 방식이 너무 조급하거나 억압적일 경우 ‘항문기 고착적 성격’인 결벽증적이고 인색하고 수집광적인 성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아기의 요구나 발달 정도에 알맞게 칭찬과 격려로 배변 훈련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후에도 생산성과 창의성을 가질 수 있다. 아기에게 배설물은 부모에게 완전히 의존해야만 했던 이전의 무능력한 상태에서 벗어나 자신의 능력으로 창조하고 생산해내는 자립적인 행동을 의미하므로 부모는 이를 인정해주고 그 중요성을 알게 해줘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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