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말을 잘하는 아기들이 있다. 발음만 정확한 것이 아니라 마치 다 큰 어린이처럼 의사 표현도 분명하다. 과연 이런 아기들은 어떻게 키우길래 말을 잘하게 된 것일까? 말 잘하는 유전자가 따로 있기라도 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부모가 좋은 ‘언어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아기는 어떻게 말을 배우게 될까? 언어는 타고난 생물학적 능력과 외부환경 자극 사이에 일어나는 매우 복잡한 상호작용의 결과로 획득된다. 즉 인간은 천부적으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기도 하지만, 주변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언어를 습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아기는 소리를 낼 수 있는 신체 조건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관찰하고, 흉내내는 과정을 통해서 비로소 말할 수 있게 된다. 보통 생후 6~12개월에는 다른 시기보다 주위의 소리를 더 잘 인식하는데, 이때 제공되는 ‘소리 환경’은 아기에게 무한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기는 다른 사람의 소리를 따라 하는 것을 재미있어하고, 특정 상황에서 사용되는 단어의 쓰임새를 반복해서 익히며, 차츰 단어의 의미를 이해해 가면서 폭발적으로 발달한다. 물론 아기가 타인(주로 엄마)을 모방하려는 초기의 노력은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이지만, 생후 첫 1년의 후반부에 가서는 아기 스스로 남의 언어를 모방하려는 노력을 보인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아기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려는 욕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언어 습득이 사회성을 띠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는 단순히 소리를 들려주는 차원이 아니라 아기와 직접 대화를 자주 나눔으로써(아기가 아직 말을 못하고 못 알아듣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도) 아기에게 언어적으로 풍족한 환경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언어 능력을 강화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언어의 전 단계에서 언어 습득기로 옮아가는 과도기인 생후 12개월이 되면 정상적인 아기는 옹알이에서 벗어나 점차 의미 있는 말을 하기 시작하고, 한 단어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시작한다. “줘”, “간다” 등의 동사와 “지지(더럽다)”, “뜨(뜨겁다)”, “우와(크다)” 등의 형용사도 말할 수 있다. 아기가 젖병을 가리키며 “엄마”라고 말한다면 “엄마, 우유 주세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렇게 아기는 상징적인 형태로 대상이나 행동을 표현하는 능력이 생김으로써 핵심적 언어 특성의 기반을 갖추게 된다. 언어의 숙달 정도는 전체적인 인지 발달과 매우 밀접하게 관계가 있으며, 단순한 표현에서 복잡한 표현 방식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확장되어 진행된다. 두 단어 시기에서 “엄마 맘마”, “엄마 줘”, “밥 줘”로 표현하던 의미를 세 단어 시기에서는 “엄마 밥 줘”로 표현하게 된다. 이 현상은 ‘나선형의 원리’라는 언어 발달의 원리로 설명된다. 다시 말해 언어 발달의 전반적인 현상은 기존의 단어를 보유한 채 나선형으로 맴돌면서 확장돼 나가는 점진적인 진행이라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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