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간다. 참 많은 책들이 있다. 나는 우선 책 제목을 본다. 책 제목이 맘에 들면 그 책을 펴들고 목차를 본다. 제목과 다르게 목차가 엉성하면 책을 덮는다. 그러나 목차가 알차 보이면 그 다음은 저자의 서문을 읽는다. 그리고 책을 살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한다.
메일을 연다. 하루에도 수 십 통의 메일이 쌓인다. 스팸으로 분류된 것은 스팸메일함으로 들어간다. 그런 메일의 제목은 대개 비슷하다. 즉 스팸으로 보이게 제목을 쓰고 있다. 가끔 스팸메일의 제목과는 성격이 다른 것은 정식 메일함으로 들어오는데 성공한다. 메일함에 온 것들의 제목을 본다. 쇼핑몰, 뉴스, 정보, 카페, 친구, 제자 들이 보내온 메일이다. 제목과 보내온 사람을 보고 그냥 삭제할 것인지 열어볼 것인지 결정한다. 같은 쇼핑몰이라 할지라도 열어보고 싶도록 제목을 쓴 것은 열게 된다.
쇼핑몰에 들어간다. 뭘 살 것인지 결정한 후에는 검색을 통해 원하는 제품분류에 들어간다. 그러나 그냥 심심해서 열어본 쇼핑몰에서는 타이틀을 보고 들어가고 싶은 곳에 들어간다. 타이틀을 그럴듯하게 쓴 쇼핑몰에는 대개 제품도 괜찮은 편이다.
뉴스를 본다. 아침에 온 신문을 펴들고 헤드라인을 먼저 살펴본다. 헤드라인만 보면 그날의 전체 뉴스의 가닥을 잡을 수 있다. 어떤 것은 헤드라인만 보고 또 어떤 것은 본문까지 읽는다. 사진에 붙은 캡션은 대개 보는 편이다.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사이트의 뉴스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헤드라인을 살펴보다가 어느 뉴스에 들어가 볼 지를 결정한다.
식당을 간다. 점심은 말 그대로 마음에 점을 찍는 것이지만 대충 때우기는 싫다. 늘 가던 식당이 지겨우면 옆 동네로 간다. 식당 이름을 보고 들어갈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한다. 식당 이름이 좋으면 대개 음식도 맛있는 편이다.
호텔을 간다. 배낭여행을 하면서 배낭여행객을 위한 작은 호텔을 찾아 갈 때 먼저 이름을 본다. 이름이 맘에 들면 대개 그 호텔의 시설이나 서비스가 좋다. 식당이나 호텔에서 멋진 이름을 지은 감각이라면 다른 서비스도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으리라고 믿는 편이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본다. 뉴스, 드라마, 외화, 오락프로그램, 다큐 등 종류도 많다. 그 중에서 프로그램 타이틀을 보고 리모콘으로 찾아간다. 타이틀이 좋으면 대개 내용도 괜찮다.
영화를 선택한다. 역시 제목을 본다. 그 다음에 주연을 보고 감독을 찾아본다. 대개 이 정도에서 영화를 결정하지만 망설여지면 영화평을 본다. 그리고 볼 영화를 결정한다.
나만 그럴까? 나만 서점에서 보거나 뉴스를 보거나 식당을 찾을 때 이름이나 헤드라인을 보고 결정하는 것일까? 아니다. 특이한 성격을 가진 사람 외에는 대개 제목, 이름, 헤드라인을 보고 마음의 결정을 내린다.
현대는 정보의 홍수 시대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대 이전에는 정보의 양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사람들은 정보의 내용을 속속들이 다 읽어보는 편이었다. 그 시절에는 정보가 어떤 성격인지를 밝혀만 주면 되는 시대였다. 즉 경쟁할 정보가 없던 시절이라서 USP시대라고도 한다. USP는 Unique Selling Proposition의 줄인 말로서 독점제공의 시대에서 정보의 특징 하나를 제공하면 사람들은 선택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정보가 많아져서 정보의 경쟁시대가 되었다. 그러므로 정보 즉 제품이나 뉴스 혹은 기업의 정보는 나름대로의 이미지를 가져야만 했다. 이 시대를 브랜드이미지시대라고 한다. 80년대는 그래서 마케팅과 광고에서 이미지전쟁의 시대였다.
그런데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정보의 경쟁이 아니라 정보의 홍수시대를 맞게 되었다. 신문은 책처럼 두꺼워져서 48면을 넘어서기도 했다. 신문을 다 읽으려면 과거에는 10-20분이면 될 것을 이제는 30분을 넘어 한 시간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신문기사를 선택하여 보게 되었다. 텔레비젼은 어떤가? 공중파방송도 4,5개나 되는데 그것을 동시에 도저히 볼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리모콘이 바쁘게 움직이게 되었다. 공중파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는 케이블이나 위성을 통해 수많은 채널 선택권을 가지게 되었다.
어디 그 뿐인가? 라디오와 잡지는 또 얼마나 많은가? 지하철입구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무가지는 처음에 하나였는데 이제는 몇 개나 되어 그것도 선택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아침만 아니라 저녁에 나누어주는 것도 생겼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포털사이트는 물론이고 매일매일 엄청난 인터넷 사이트들이 생겨난다. 여행이라는 단어만 넣고 클릭해 보라. 엄청난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그러다보니 정보의 선택을 대행해주는 검색사이트나 가격 등을 비교해주는 사이트가 인기를 얻게 되었다.
현대사회의 특징 중의 하나가 다양성이다. 청바지 하나를 사려고 해도 수백 수천종의 청바지가 있어 무엇을 사야할 지 머리가 아플 정도다. 유명한 브랜드인 리바이스 하나만 봐도 그렇다. 전에는 501이면 그걸로 족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청바지에 붙는 숫자는 왜 그리 그렇게 많은지, 칼라는 또 왜 그렇게 다양한지...사람들의 욕구가 다양해짐에 따라 제품이나 정보, 서비스가 다양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긴 한데 정보의 선택에서 늘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은 다양성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다.
정보의 홍수! 우리는 이처럼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정신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선택을 의존하는 것은 대부분 한 줄의 된 정보이다. 그것이 제목이든 타이틀이든 혹은 헤드라인, 슬로건이든 한 줄로 된 정보가 선택의 첫 번째 무기가 되었다.
그러므로 한 줄로 승부해야 하는 피 말리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고객 혹은 소비자나 팬 또는 직장 상사들을 대상으로 하여 한 줄로 승부를 내지 않으면 당신은 늘 지게 되어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할지라도 한 줄로 승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리 멋진 기획이라 할지라도 제목에서 승부를 내지 않으면 당신의 사장은 그렇게 고생하면 만든 기획서나 보고서를 책상위에 그냥 던져 둘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한 줄의 승부를 낼 수 있는 무기를 가져야 한다. 당신의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서, 당신의 사장을 설득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당신 자신을 위해서 한 줄의 승부를 낼 수 있는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한 줄의 승부는 그러나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이제 만나게 될 한 줄의 승부를 위한 ‘한 줄의 법칙’을 적용해 보라. 자꾸 하다보면 습관이 되고 몸에 익히게 되고 그러면 그것이 당신의 경쟁력을 키워주는 무기가 되는 것이다. 당신의 인생과 성공은 좀 더 빨라질 수 있고 좀 더 멋지게 될 수 있다. 그것이 이 책의 존재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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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카피연구실 홈페이지는 www.choicop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