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2일 목요일

태권도 정신

민족 고유의 전통무예인 태권도가 담고 있는 사상적인 면을 조명해 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전통적 사상의 흐름을 살펴보지 않고는 그 의의가 무의미할 것이다.

한(韓)민족의 조상들은 원시적 정신세계에서 부딪치는 실존적인 한계 상황과 천재지변에 위한 좌절을 경험하면서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인간 이상의 어떤 힘, 즉 하늘, 비, 구름, 태양, 달, 나무, 바위와 같은 자연의 힘에 대해 의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힘에 대한 위안을 통하여 삶을 영위해왔다.

세월이 흐르면서 부족국가와 농경사회의 기틀을 다져가면서 공통적으로 형성된 '사상'이 곧 하늘의 힘에 의존하는 "천신숭배사상'으로 나타

나 한(韓)민족은 하늘을 정성껏 섬기는 일을 중요시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선(仙) 사상이 우리민족의 철학적 사상의 바탕이 되었다.

또한 충효의 정신을 기르고 권리를 찾기에 앞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려는 무실역행(務實力行)의 생활태도를 확립했고 의(義)로운 일에 앞장서는 것을 제1의 생활태도로 삼았다. 삼국시대에는 이것을 국선(國仙)이라 하였으며 중국에서 들어온 도교의 선(禪)과는 성격과 차원을 달리하는 민족고유의 사상으로 확립되어 갔다.

겨레의 윤리적 전통과 태권도 역사는 우리의 과거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과도 같다. 그것은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이 살아온 여러 모습들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한 민족의 역사란 그 민족의 윤리관이 스며있기 마련인데 전통 무예인 태권도는 무술로서 만이 아닌 무예로서의 철학적 정신세계가 내재된 우리 겨레의 고유한 전통적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지구상에는 각기 다른 많은 민족들이 생존경쟁의 역사 속에서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그 중 우리 민족은 5,000년이라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성을 유지해 오면서 민족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왔다.

아울러 민족 고유의 무예인 태권도 역시 역사의 발전과 더불어 그 맥락을 함께 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우리 겨레의 윤리적 전통과 함께 발전해온 태권도의 무예로서의 사상적 흐름과 원류를 살펴보고자 한다.

 
 고조선 시대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아왔으며 이는 개국 초기의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재세이화(在世理化)의 사상에 잘 나타나고 있다. 이 말은 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하고 도리로써 교화시킨다는 뜻이며 우리 민족 정신의 근간을 이루어 겨레사상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삼국 시대

삼국시대에는 고구려, 신라, 백제가 나름대로의 정신 세계를 구축해 오면서 전통적 사상과 함께 기량을 연마하는 무예정신을 계승, 발전시켰다. 고구려는 일찍부터 원시 신앙에서 계승된 천신 사상의 발현인 제천의식을 통하여 당시의 무예 집단인 선배의 내면적 정신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이러한 선(仙)사상은 신라의 고선도(古仙道)를 부흥시켜 화랑도로 체계화 시킴으로써 신라의 찬란한 정신문화와 함께 당시의 국민적 대동 단결에 중추적 역할을 하였다.

신라는 민족 고유의 사상인 선사상과 외래사상인 유불사상이 결합된 화랑도 정신에서 강조되고 있는 충(忠), 효(孝), 신(信)의 덕목과 5계, 3미(三美) 즉 겸양정신과 검소한 정신, 절제의 정신을 체득케 하여 예의와 인격을 연마하였으며 신앙생활을 통하여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애국심을 길렀다. 이렇듯 화랑정신을 기초로 하여 신라는 삼국 통일을 이루는 기틀을 삼았다. 우리는 여기에서 전통무예의 철학적 정신세계를 바탕으로 민족사적인 대업을 달성하는 선조들의 슬기를 배워야 할 것이다.

 
 고려 조선시대의 전통사상과 태권도

'홍익인간' '경천애인'등 우리의 전통적 사상은 한마디로 '인간중심' 즉 인본중의에 그 뜻을 두고 있다. 이러한 인간존중 사상은 우리민족의 인덕을 생명의 원리로 삼아 체질화 시켰다. 그리하여 일상 생활 속에서 어른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아끼며 덕이 높은 사람을 존경하는 정신이 싹트게 되었으며 이러한 정신은 유(儒), 불(佛), 선(仙), 동학(東學), 천도(天道)의 정신에서도 강조되었다.

또한 서경덕의 중심적 사상인 기일원론과 물질 불멸론과 주기론, 이퇴계의 중심적 사상인 사서 즉 인, 의, 예, 지와 7정인 희, 노, 애, 오, 욕과 같은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이 나타난데 비하여 이율곡은 주자학을 토대로 보다 개방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퇴계는 만물의 근본은 무극이며 태극[無極而太極]인 이(理)라 하였으나 율곡은 음양을 그 근본으로 삼았으며 퇴계는 "이"와 "기"를 분리하고 "이"의 근본성 · 초월성 · 선재성을 주장한데 비하여 율곡은 "이"와 "기"의 요합적 불가분리성을 주장하여 "이"의 초월성이나 선재성, "이"만의 근원성을 부정하였다. 또한 율곡은 그의 행동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자경문(自警文)에서 "성인의 경지에 이를때까지 끊임없이 자기극기에 노력하였다", "마음을 결정해야 될 일에는 먼저 말을 적게 하여야 한다", "해야할 일이면 정성을 다한다", "아무리 횡포한 사람이라도 감화시켜야 한다",

"수양과 학문은 완급이 없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등 그의 중심사상은 다분히 교육적 요소가 내재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조선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상적 기류가 있다면 동학사상과 천도사상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두 사상에서의 공통적인 사상은 인간의 존엄성과 보국안민(保國安民)정신, 사심을 버리는 공인정신(公人精神)이 그 바탕이 되고 있다.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태권도 정신의 내면적 세계에는 생사고락을 함께하고 희로애락을 나누면서 얻어진 그들의 공통적인 방식과 정서 속에서 함양된 민족의 혼이 숨쉬고 있다.

이러한 태권도 정신은 고대로부터 흘러내려온 민족 고유의 전통과 사상을 발전시켜 신라인의 국민정신으로 승화시킨 화랑도정신(花郞道精神)과 맥락을 같이 하였던 것이다. 화랑도정신은 한민족의 정신적 기둥인 선사상(仙思想)을 바탕으로 불교의 호국사상과 유교의 충효사상, 도교의 무언실행이 함유되어 주류를 이룬 자주의 정신이며, 진취적 기상으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하나의 민족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 고유의 무예 태권도는 자기보존의 본능에서 발생한 오로지 힘과 기술적인 측면만이 모든 것이 아니라 호랑이처럼 용맹스러워 정의를 위해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며, 책임을 중히 여기는 선비 기질과 작은 미물과도 함께 호흡할 줄 아는 만인 평등사상을 품고 있으며 인격의 완성을 향하여 부단히 정진하는데 그 의미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태권도의 내면적 정신세계에 흐르고 있는 홍익인간, 평화정신, 정의를 수호하는 결백정신 및 투철한 책임감 등을 하얀 도복 안에 품고 한민족의 숭고한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서 태권도 정신을 확립 · 실천함으로써 이를 생활화하고 나아가 조국 발전의 정신적 지주로 승화시켜 조국번영의 선봉이 되는 긍지 높은 태권도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출처 : 국기원 http://www.kukkiw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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